런치 13불 미만…가성비 최고 식당은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합성어)에 지친 직장인과 시니어들이 LA한인타운 내 가격은 저렴하면서 맛도 좋은 가성비 식당에 몰리고 있다. LA한인타운에서 회사에 다니는 이준하(39)씨는 요즘 주 3~4회는 13달러 미만 런치식당에서 식사한다. 자리가 없을 때는 투고해서 동료들과 회사에서 먹는다. 팁 포함 평균 20달러가 넘는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서다. 이씨는 “월급인상은 거의 없는데 점심값만 한 달 평균 400달러 안팎”이라며 “가성비 좋은 런치식당의 단골손님이 됐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자 가성비 좋은 식당이 직장인뿐만 아니라 한인 시니어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저렴한 가격에 맛과 양 등 모두 만족할 만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엔 대기 줄이 생기기도 한다. LA한인타운에서 13달러 미만으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식당은 한미정, 도쿄함바그, 산누들스, 교동짬뽕, 가주마켓 김밥 앤드 우동 등이다. 염소전골로 유명한 한미정은 이달부터 5월까지 두 달 동안 스페셜 이벤트로 김치보쌈과 돼지갈비찜을 각 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또 이벤트 기간동안 65세 이상 EBT 카드 소지자를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염소국밥 100그릇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미정 관계자는 “1년 전부터 EBT 카드로 식사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시니어들이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도록 EBT 카드 소지자에게 염소국밥 무료 증정을 시작했는데 지난 주말 20여 명의 시니어들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윌셔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산누들스가 런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부에나파크에서 1년 전 LA한인타운으로 이전한 49년 전통 한식당 산누들스는 3월부터 14개 메뉴를 11.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갈비탕, 우거지 갈비탕, 동태찌개, 불고기 덮밥, 육개장·김치·멸치칼국수, 돌솥비빔밥 등 인기 한식 메뉴를 직접 만든 4개 반찬과 함께 제공한다. 산누들스 관계자는 “인근 에퀴터블 빌딩 등 오피스 건물이 많아 점심시간에 직장인이 90%를 차지한다”며 “부에나파크 지역 단골손님들도 식사하러 온다”고 말했다. 음식배달 서비스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는 도쿄함바그가 가성비 최고 식당 중 하나다. 돈가스·치킨가스 8.99달러, 돈가스·치킨가스·새우튀김 도시락(Bento)이 12.99달러다. 도쿄함바그 앤디 허 대표는 “점심시간 매출의 30% 이상이 배달”이라며 “2016년 개업 후 점심 가격을 1달러 인상해 단골 고객층도 넓고 두텁다”고 말했다. 가주마켓 내 김밥 앤드 우동은 장보러 오는 고객과 인근 직장인들이 몰리며 점심시간과 상관없이 일주일 내내 붐빈다. 라면, 잔치국수, 우동, 쫄면 등 면류는 8.49~10.49달러, 김치콩나물밥 9.49달러, 들깨 미역국 10.49달러, 북어국 10.49달러 등 가성비 갑인 메뉴가 20여 가지나 된다. 마당몰 교동짬뽕도 주중 점심 스페셜로 짜장면을 10.99달러에서 8.99달러로 할인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런치 인플레이션에 피로해진 고객들이 가성비 좋은 점심 한 끼에 위로받고 감사 인사를 건네고 있다”며 “경기침체 속 고객과 함께 상생하는 것이 커뮤니티에도 이득”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가성비 식당 가성비 식당 미만 런치식당 전통 한식당